타입문 팬픽 Dead island -1-

 

 여름방학 당일, 통보받은 성적표의 결과에 웃거나 절망하는 여운은 빠르게 사라지고 교실은 들떠있었다.

 기자재의 TV로 방송되는 교장 선생님의 연설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반의 여기저기에는 각자 평소에 친하게 몰려다니는 그룹끼리 방학간의 스케줄을 맞추거나 떠들고 있었고 오늘만은 교탁에 계신 선생님도 그런 학생들을 나무라지 않았다.

 “이봐 토오노 전에 했던 이야기 말이야.”

 교실의 맨 뒷자리, 반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어서 이 상황이 끝나기만을 바라던 토오노 시키에게 다가온 것은 한쪽 귀에 귀걸이 피어싱을 하고 있는 악우(惡友) 이누히 아리히코였다.

 언제나 웃음을 읽지 않는 그는 지금도 웃으며, “아아, 그냥 조퇴해 버릴까.”라고 생각하고 있는 시키에게 말을 거는 중이었다.

 “뭐야, 아리히코냐.”

 시키는 귀찮다는 듯이 아무렇게나 대꾸했다. 날도 덥고 이번엔 진짜로 빈혈기가 오는지 시야도 살짝 뿌옇다.

 “뭐야 그 세상 다산 노인네 같은 표정은”

 “알았으니까 용건만 빨리 말해”

 그 말에 아리히코는 허리를 피고 팔짱을 끼고는.

 “가기로 한 바캉스. 내일모래는 어때?”

 “하아? 바캉스?”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런 약속이 있었던 것 같았다.

 지난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쓸데없이 자세하게 생각나 버렸네….’

 이렇게 되면 아키하의 부탁을 기회삼아 오랜만에 아리마가(家)에 내려가 방학 내내 쉬려고 했던 시키의 계획이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된 이상 적당히 얼버무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아키하의 부탁도 있으니… 게다가 작년 여름방학에 아리히코와 여행을 떠났다가 산에서 조난당할 뻔 한 기억을 떠올리면 역시 이번 바캉스 역시 동행 할 마음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아, 생각났다. 그 이야기 말인데 미안 내가 친척 쪽에 일이…”

 “그렇다는데 어쩌냐 유미즈카, 아무래도 시키는 친구들과의 약속은 저 어두운 나락 끝으로 밀어두고 빠지려는가본데”

 시키의 말을 중간에 잘라먹고 아리히코는 자신의 등 뒤로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 아리히코가 몸을 돌리자 그 등 뒤로 작은 몸집의 클래스메이트인 유미즈카 사츠키가 서 있었다. 원래 아리히코의 등에 가려 질만큼 작은 몸집은 아니지만 양손을 가슴에 모으며 움츠리고 있었기에 미처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유미즈카는 아리히코의 말을 듣고는 시무룩해지며.

 “토오노군 바캉스… 못가는 거야?”

 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아무래도 엄청 기대를 하고 있었나보다.

 “아, 저기 그게 일이….”

 “못가는 구나… 그럼 나도….”

 유미즈카의 표정이 더 어두워진다. 그리고 그 옆에서 아리히코는….

 ‘시키, 나의 승리다.’


 웃고 있었다.



 



 “아리히코 녀석 설마 그런 치사한 방법을 쓸 줄이야.”

 어느 정도의 반격은 예상했지만 여자를 이용하다니 이건 반칙이다. 그렇게 생각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시키는 여름방학의 바캉스에 동행하게 되었다. 게다가 마지막에 안 사실이지만 이번 바캉스에는 보호자로써 아리히코의 누나인 이치고씨도 동행한다는 듯 하다.

 ‘뭐 이치고씨도 함께 라니 이번에는 조난당할 일은 없겠지.’

 하아- 시키는 이렇게 된 이상 마음껏 즐겨주겠다고 생각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요 시키씨?”

 “우왔! 코하쿠씨 언제부터?”

 한숨을 쉬고 있던 시키옆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코하쿠였다. 평소처럼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는 쟁반에 얹은 홍차를 들고 서있었다.

 “언제부터 있던 겁니까.”

 “지금 막 아키하님께 차를 내드리러 가는 중이었답니다.”

 코하쿠는 대답하며 한번 미소 지어 보였다.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지 상담은 OK에요, 원하신다면 차는 보너스.”

 “네, 언젠가 한번 이용해 보도록 하죠.”

 그렇게 대화를 마친 후 코하쿠는 아키하의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

 “아차, 시키씨.”

 뒷걸음질하며 코하쿠가 시키를 불렀다.

 “네?”

 “바캉스는 언제 떠나는 건가요?”

 “역시 처음부터 있었잖습니까!”

 “에헤~, 아키하님께는 비밀로 해 드릴게요.”

 “아니 그전에 여름방학에 놀러나가는 게 그다지 숨길 일도 아니거든요?”

 

 라고 한 뒤로 10분 후-

 

 “오라버니, 방학 때 친구 분들과 여행을 가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에? 아키하?”

 “여행이라니 저는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만.”

 거실에서 TV를 보던 시키에게 어느새 아키하가 다가와 조금 격한 어조로 말을 걸었다. 원래 전자제품은 취급하지 않는 토오노가(家)지만 시키를 위해 아키하가 특별히 거실에 52인치 플라즈마TV를 설치했다. 하지만 소리가 너무 컸는지 뒤돌아본 아키하의 표정은 조금 화가나 있는 표정이다.

 게다가 방학 때의 여행건도 아는 듯하다.

 “아니, 아키하 어차피 오늘 식사 때 말 할 예정이었는데… 잠깐 그전에 어떻게 안거야?”

 “코하쿠에게 이야기는 대충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비밀이라니 뭐하는 여행인가요? 오.라.버.니”

 아무래도 아키하가 화난 이유는 TV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아키하의 뒤에서 웃고 있는 코하쿠가 보였지만 아키하의 기세에 눌려 시키는 우선 거짓 없이 답하기로 했다.

 “그냥 평범한 바캉스인데… 아리히코 녀석이 가자고 해서 말이지… 아니, 원래 거절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피치 못 할 사정에 의해서… 그리고 딱히 비밀이라고 한 적도 없다고.”

 “정말인가요? 또 거짓말을 하고는 위험한 일을 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전혀! 친구들끼리 떠나는 평범한 바캉스야.”

 아리히코주최라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말줄임표가 좀 많은 것 같지만 뭐, 믿어드리도록 하죠.”

 “아, 역시 믿어주는 거구나. 아니 그전에 고작 여행가는 걸로 이렇게까지 죄지은 것처럼 추궁당하는 것도 웃긴데 말이지”

 “그럼 하나 묻도록 하죠, 이번 토오노가(家) 친족회의의 문서 전달을 하겠다고 한 게 누구였죠?”

 아키하는 팔짱을 낀 채로 위에서 앉아있는 시키를 내려다보며 매섭게 말했다.

 “방학이고 하니 토오노가의 업무를 도와준다고 하신 건 오라버니로 알고 있습니다만. 통상적인 전화 통화나 우편으로는 연락이 되지 않는 키시마나 쿠가미네, 그 어디에도 현제 연락은 안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게 오라버니께서 맞아서 하신다고 한 일입니다.”

 “윽….”

 확실히 방학인 데에도 집에서 놀고만 있기도 뭐해서 얼마 전에 아키하에게 부탁하여 그런 일을 맡은 적이 있었다. 반쯤은 배낭여행 기분도 내고 마지막에는 아리마가(家)에 들려 푹 쉬다가 오려고 할 셈이었는데….

 “에… 그 건은….”

 “오늘따라 말줄임표가 많으시군요. 하아- 뭐, 이런 일도 있을까 하고 미리 고용인을 사용해서 연락을 하도록 취해놨습니다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군요”

 한숨을 쉬며 아키하가 말했다.

 게다가 미리 이럴 사태까지 예상해서 대비를 해놨다니, 역시 토오노가의 현 당주답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은 처음부터 믿지를 않았다는 뜻이니 시키로써는 조금은 안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출발은 언제죠?”

 “에?”

 “출발은 언제냐고 묻고 있는데요.”

 “아, 바로 이번 주말에 출발한다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흠… 그렇군요.”

 “그런데 그건 왜?”

 의아한 듯이 묻는 시키에게 아키하가 답했다.

 “당연한 것을 물으시는군요. 물론 저도 동행합니다.”

 “에? 아히카도 가는 거야?”

 “제가 동행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오라버니의 친구 분들과는 저도 잘 아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아니, 아키하는 그 회의가 있다고… 굉장히 바쁜 거 아니었어?”

 “정말이지 오라버니 오늘따라 말줄임표가 너무 많습니다. 이 소설에서 써먹을 말줄임표를 혼자서 다 쓰실 생각입니까? 게다가 그쪽에 관련된 건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났고 친족회의는 다음 주입니다. 문제될 건 없지요.”

 아키하는 그렇게 팔짱을 끼고는 당당하게 말을 마쳤다. 그리고는 한 쌍의 고양이 눈으로 시키를 노려보았다. 마치 “이제 오라버니가 말하실 차례입니다.”라는 듯이.

 물론 시키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해 한껏 주눅이 들어 있는 상태.

 “하아-, 좋습니다. 목적지는 어디지요? 아무리 그래도 갈 곳은 알아야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만.”

 아무리 기다려도 시키가 입을 열지 않자 아키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정확힌 위치는 당일 이치고씨의 차로 이동할 예정이라서 나도 잘 모르겠는데… 다만 온천이라는 건 알고 있어.”

 그 말에 아키하는 놀라서 소리쳤다.

 “네? 온천이요? 그것도 차로 갈 만한? 제가 알기로는 이 지역과 이웃 지역에 유명한 온천 명소는 없는 걸로 아는데요.”

 “나한테 말해봤자 말이야, 그녀석이 산 안에 있는 꽤 좋은 야외온천이라고 했단 말이야.”

 “자가용으로 몇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이름도 모를 산에 있는 야외온천이라니 최악입니다! 오라버니 친구 분과 당장 연락을 할 수 있을까요?”

 “응? 아리히코와? 뭐 그 녀석 휴대폰 번호라면 알고는 있지.”

 그리고는 시키는 적당히 종이에 아리히코의 휴대폰 번호를 적어서 아키하에게 건넸다. 아키하는 종이에 적힌 번호를 한번 보고는 바로 히스이에게 종이를 넘겼다.

 “히스이 지금 바로 이 번호로 연락하도록 하세요.”

 “네, 아키하님.”

그리고 잠시 후.

 전화가 연결됐는지 히스이가 수화기를 들고 와서는 아키하에게 넘겼다. 그 옆에는 코하쿠가 전화기를 통째로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시키는 휴대전화나 무선전화기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는 조용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속으로 삼켰다.

『어라? 아키하?』

 아키하가 수화기를 건네받자 반대쪽에서 옆 사람에게까지 다 들릴만한 아리히코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네, 이번 여행에 관한 이야기로 연락드렸습니다만 지금 통화 가능하신지요?”

『아, 문제없어 문제없어, 별로 바쁘지도 않고』

 여전히 큰 목소리로 적당히 대답하는 아리히코.

 “우선 저도 이번 여행에 동행하게 되었는데요.”

『아키하도? 물론 환영이지, 여행은 여럿이서 가야 제 맛이니까.』

 “네, 그리고 목적지에 대하여 말인데, 온천이라고 하셨나요?”

 『아 뭐, 적당히 무료 티켓도 몇 장 얻었고 말이야 솔직히 온천이 바캉스라는 게 좀 이상하나?』

 “아뇨, 명칭이야 상관없습니다만, 여하튼 그 행선지 만약 예약이 되어있다면 취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목적지 역시 변경입니다.”

『뭐? 목적지 변경?』

 “해약금이라면 이쪽에서 지불하겠습니다,”

『아니 어차피 무료 티켓이라서 그런 건 없는데….』

 “마침 잘됐네요, 이번 주말이라고 했나요? 약속시간까지 저택으로 와주세요 목적지는 이쪽에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필요 경비 모두 토오노 부담으로.”

『뭐, 아키하가 그렇게까지 말 한다면 안 될 것도 없지만… 그럼 유미즈카에게도 연락을 해야겠는데』

 “이쪽에서 하도록 하죠, 그럼 주말에.”

『아, 응.』

 그렇게 둘의 전화 통화는 종료 되었고 아키하가 수화기를 내려놓자 코하쿠와 히스이는 전화기를 원래의 위치로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아키하는 시키를 내려다보며

 “그럼, 그런 줄로 알고 있어주세요.”

 라는 한마디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한글 파일로 5장 정도 나왔군요....

흠 역시나 이놈의 후달리는 필력.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목적지는 그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도록 하지요.

여튼 다음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뭐 이 소설 보는사람이 있겠냐 싶지만서도....

by もののけ | 2008/07/04 03:40 | └Dead island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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